📝 일상/회고

[회고] 2023 생각 스냅샷

Jinseong Hwang 2024. 1. 7. 23:39

 

반가워! 2024년.

그리고 잘 가! 2023년.

 

저에게 있어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난 일 년을 돌아보는 것을 넘어서, 제 자신과 커리어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이 글을 통해 지난해의 경험을 정리하고,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자 합니다.

 

 

⭐️ 2023년 핵심 키워드 ⭐️

이직, 이사, 인간관계, 관심사의 확장

 


 

"생각 스냅샷" generated by DALL-E

 

정확히 말하면 이 글은 회고가 아닙니다. 제목에도 나와있듯 생각 스냅샷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합니다.

문득, 보통의 회고는 하기가 싫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는 회고 글을 보통의 회고라 생각합니다.

 

  1. 나 이거 저거 했다.
  2. 이런저런 과정이 있었다.
  3. 앞으로 더 잘할 거다.

 

대체로 일어난 사건과 팩트 중심으로 전개되는 글을 의미합니다. 저도 약 2년 전 비슷한 글을 썼습니다. (다시 보니 부끄럽지만) 일어난 사건들 모두 중요하고 좋은 글인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01 이 글의 목적: 회고 대신 생각 스냅샷을 기록하기로 결정한 이유

회고를 한다는 것은 과거를 지지대삼아 탄탄히 나아가겠다는 뜻이고, 미래를 내가 설정한 목표대로 바라보고 달려가겠다는 다짐이다.

 

회사 일이라면 업무 기록, 개인적인 일이라면 캘린더 또는 메모장을 보면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 생각, 고민을 적는 공간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회고 겸 생각 스냅샷을 남겨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앞으로도 나이 26살, 경력 2년의 개발자였던 순간은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제가 어떤 생각, 고민,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기록을 해두려 합니다. 

 

"나"와 "커리어"를 구분해서 글을 작성해 봤습니다.
나와 커리어는 항상 공존하며 분리되지 않는 것임을 알고 있지만,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분리해서 글을 작성해 봤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우선이고 내가 커리어를 선택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나"에 대한 생각

02 제가 생각하는 T자형 인재는요,

https://medium.com/@uxandyouti/what-a-ux-designer-should-be-generalist-or-specialist-or-t-shaped-2edc2635246f

 

일반적으로 "T자형 인재"는 다양한 분야를 기초 정도로 알고 있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와 본인의 분야를 차별점 있게 잘하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결합된 형태를 의미합니다. 전문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면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제너럴리스트는 기준이 모호했고 나만의 기준을 세워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오직 기술적인 영역에만 관심이 많았습니다. 즉, 업무에 사용하는 기술에만 집착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놓치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개발자이기 때문에 개발을 잘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개발을 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들도 많습니다.

 

아래는 제가 생각한 "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위해 알면 좋은 것들"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개발만큼 중요한 것들"이라 생각합니다.

  • (웹 개발자라면) 기초적인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경험
  •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방법
  • 자신감 있게 발표 잘 하는 방법
  • 다양한 직군과 소통하는 방법
  • 다양한 국가, 언어권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
  •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
  • (전세) 사기당하지 않는 방법
  • 연애 잘하는 방법
  • 건강을 지키는 방법
  • 등...

 

저는 "T자형 인재"를 자신의 일도 잘하며, 행복한 삶을 위해 주변의 것들도 챙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재정의 했습니다. 저부터 T자형 인재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행복한 삶"입니다. 그 과정에서 부와 명예가 따라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03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연속된 고민은 마치 재귀함수와 같다.

 

나의 2023년 상반기 목표

2023년 상반기의 목표는 뚜렷했습니다. 더 나은 회사로 "이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직을 원했던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회사에서 애정을 가지고 도맡아 개발하던 A서비스 개발이 중단됐습니다. 서비스가 중단되며 B서비스를 개발하는 팀으로 전입됐습니다. 하지만 A서비스만큼 애정이 가지는 않았고 기존에 B서비스를 개발, 운영하던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제가 특별히 기여할 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후 충분한 협의를 거쳐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이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간단했습니다.

  • 이력서/포트폴리오를 정리한다.
  • CS 지식과 자주 사용하는 기술을 깊이 있게 공부한다.
  • 여러 회사에 지원한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했고, 탈락과 합격을 반복하며 현재 회사에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방황의 시작

새로운 회사에 입사를 결정하고, 서울에 살 집을 찾으러 다녔습니다. 비싼 보증금을 위해 처음으로 대출도 받고 월세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연봉은 소폭 상승했지만, 월세를 내고 나니 실제 소득은 줄어든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소득과 자산을 늘리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소비, 저축, 투자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월급 받는 직장인은 이룰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 보였습니다. 반드시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도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창업한 회사는 반드시 망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방황의 시작이었습니다.

 

방황의 끝

(주니어) 개발자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업무에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숙지
  • 요구사항을 빠르고 효율적이게 구현
  • 문제 발생 시 빠른 대처 능력
  • 주변 동료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 이슈 해결에 필요한 시간 추정

우선 제가 무엇을 잘하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결론은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였습니다.

 

큰 절망감과 혼란에 빠졌습니다.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근 후, 주말 상관없이 더 잘하기 위해 기술을 공부했고, 일 잘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제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지 되돌아봤습니다. 하던 운동도 그만두고 살이 찌고 체력도 나빠졌습니다. 그리곤 몇 개월간 새벽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지쳐 잠들곤 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힘든 점을 잘 공유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부생 때부터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들에게 찾아가 고민을 공유했습니다. 진심을 담아 고민을 공유했고, 객관적으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이는 저에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창업하지 않아도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많고, 일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으나 스트레스받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저는 실천 가능한 여러 Action Item들을 뽑아낼 수 있었습니다.

 

  • 운동 시작하기, 도움 되지 않는 유튜브 채널 차단하기, 술자리 줄이기
  • 공부 시간 늘리기, 기술 블로그 깊이 있게 글 쓰기
  • (전자기기와 격리된 환경에서) 번아웃이 아닐지 되돌아보기

Action Item을 설정한 지 약 2주가 지났는데, 마지막 `번아웃이 아닐지 되돌아보기` 항목을 제외하곤 모두 완료했거나 진행 중입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볼 것이고, 최대한 많이 실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발을 시작했던 2020년 이후로는 체감될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2023년은 그렇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2023년을 발판 삼아 2024년에는 방황을 끝내고 다시 도약해보려 합니다.

 

방황도 경험이고 추억이다!  - 하트시그널3 (2020)

 

04 대부분의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소통이 힘들어요

학창 시절 학생회장과 반장을 여러 번 했었고, 학부생 때도 학생회와 여러 동아리를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덕분에 저는 늘 자신감이 넘쳤으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말하는 방식, 이해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등을 되돌아봤습니다.

 

소통을 방해하는 두가지 요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유머 코드가 맞아야 합니다. 좋은 인간관계에서는 회사 동료일지라도 업무 외 일상적인 얘기도 많이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즐겁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유머 코드가 잘 맞는 것이 중요한데 가끔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튜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둘째, 충분한 리액션이 필요합니다. 상대가 말을 했는데 제가 아무 리액션을 하지 않으면 상대는 무시받는 기분을 느끼며 어떠한 말도 하기 싫어질 것입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는 문제라고 인식하지 않지만, 저만 문제라고 인식하는 경우에는 대체로 제 문제일 확률이 높았습니다. 제가 시선을 달리하고 개선하려 노력한다면 개선될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도 마치 선형 회귀 모델처럼 계속 선을 긋다 보면 최적의 해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https://ko.wikipedia.org/wiki/선형_회귀)

 

하기 싫고 짜증 나요

11월쯤 회사에서 React로 JSON 에디터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공식 문서에서도 자세한 정보가 없고, ChatGPT에게 물어봐도 도움 되는 답변을 얻지 못해 너무 힘들고 답답했습니다. 회사 슬랙에 "코딩 안될 때 소리 지르는 방"이라는 공개 채널이 있는데, 저는 매일같이 찾아가 소리를 지르곤 했습니다.

 

어리석은 행동임을 깨달았습니다.

 

팀원들도 들어가 있는 공개 채널인데 화난 모습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누구나 화나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 싫어합니다.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부담스럽습니다.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바로 슬랙 채널을 나왔습니다. 다시는 들어갈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모니터 한편에 "웃고 살자"라는 문구를 적어서 붙였습니다. ^^

 

시간이 없어요

평일에는 평균적으로 5시간 정도의 수면으로 버티며, 주말이 되면 잠에 푹 빠져 16시간씩 자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하루 종일 잠만 자며 주말을 보냈습니다. 그런 날이면, 마치 소중한 주말 시간을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잠에서 깨어나면 개운함을 기대하지만, 실상은 몇 시간을 무기력하게 보내고 맙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며, 내가 정말 시간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성경에서는 '칠죄종' 중 하나로 나태(懶怠)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아니지만) 제가 하는 행동이 나태한 죄임을 깨달은 후부터는 주말에도 나태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나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고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합니다. 삶에 변화를 시도하며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 뒤에 숨어 있는 저의 게으름을 마주치게 됐습니다.

 

"Work and Life harmony". 일과 삶을 구분하지 않고 얼마나 조화롭게 어울리는지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삶과 일, 각 영역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며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05 남이 잘되면 즐거운 거다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누구든지 남이 잘되면 배 아파합니다. 하지만 이는 하등 쓸모없는 감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에게 집중하는 데도 많은 노력과 감정이 소모됩니다. '나'는 오로지 '내'가 잘되는 것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아래와 같은 감정 흐름이 생기면 성공입니다.

 

  1.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
  2. "축하해!", "멋있어!", "넌 잘 될 줄 알았어!"라고 말해준다.
  3.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더 열심히 해야지!

금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너 잘됐으니 한턱 쏴라!"가 아니라 "여태 수고 많았어! 내가 한턱 쏠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잘 되는 것은 실력이고 운도 실력입니다. 치졸하게 자존심 따위 지킬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저는 누군가가 성공한 삶의 비책을 알려주겠다 하면 당장 무릎 꿇고 싹싹 빌며 구걸할 수 있습니다.

 

06 주변에 '나'를 알려야 한다

범죄도시 (2017)

 

요즘 시대에는 자신을 끊임없이 알려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퍼스널 브랜딩에 조금 신경 써보려 합니다.

아래는 도전해 볼 5가지입니다.

 

  1. 회사 일 열심히 하기
  2. 블로그 글 열심히 쓰기
  3. 회사 기술 블로그에 기고하기
  4. 개발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기
  5. 유튜브/인스타그램 운영하기

'나' 뿐만 아니라 '나의 꿈'도 함께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내 꿈과 목표를 주변 사람에게 알리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이미 내 꿈을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커리어"에 대한 생각

 

07 본업이 우선이다

현재 회사에 입사하며 처음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처음이라 너무 낯설었고 잠깐 공부한 것으로 코드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빠르게 역량을 키울 방법을 찾다가 개발 동아리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창대한 꿈을 품고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지원했으며, 다행히 합격해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도전적인 경험이었습니다. 회사 일도 바빴지만, 퇴근 후에는 동아리 활동과 개발도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동아리 활동은 회사 일보다 우선순위가 낮아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프론트엔드 개발 팀원과 실력 차이가 많이 나서, 배려해 주셨음에도 함께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동아리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 일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아리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본업을 우선시해야 하고, 동아리는 정말 정말 여유 있을 때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08 Pay It Forward!

포화 삼진 트리? https://en.amazingtalker.com/questions/1366

 

실리콘 밸리에는 "Pay it forward"라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는 쉽게 말해 내가 도움받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재차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한 감사의 표현을 넘어서 선한 영향력을 사회 전반에 퍼트리는 아름다운 문화입니다.

 

저는 "Pay it forward" 정신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제가 쌓아온 지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공학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기초적인 언어부터 백엔드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면접을 앞둔 학생들에게 실제 면접관 역할을 하며 실전과 유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 역시 여전히 배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꼬꼬마 주니어 개발자이고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추후에는 강사로서 역량도 발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제 자신과 타인의 성장을 동시에 촉진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깨달았습니다.

 

09 대- 퇴사 전략

이 회사는 언젠간 망한다. 나는 언젠간 퇴사한다. 나도 언젠간 죽는다.

 

현재 회사에 만족하며 재밌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진심입니다.)

그럼에도 문득 "언제 퇴사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리해 봤습니다. 저의 "대- 퇴사 전략"입니다.

 

  1. 업무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면 퇴사한다.
    • 건강이 늘 1순위가 되어야 한다.
  2. 상식 밖의 일들이 회사에서 당연시되면 퇴사한다.
    • 폭행, 폭언, 성추행 등이 조직 내에서 용인되는 분위기라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3. 부업(사업)이 본업보다 훨씬 더 재밌으면 퇴사한다.
    • 이는 정말 "압도적"으로 재밌는 경우를 말한다.
    • 하지만 적어도 회사에서 받는 급여의 50% 정도의 수익이 발생해야 가능하다.

 

그리고 "이럴 때는 퇴사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도 정리해 봤습니다.

 

  1. 회사에 불만이 쌓였을 때 퇴사하면 안 된다.
    • 이는 회피하는 방식이다. 회사에도 나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이다.
    • 또한 함께 일하던 동료에게 나쁜 평판을 얻을 수 있다.
  2. 핑크빛 꿈만 좇아 퇴사하면 안 된다.
    • 커리어와 관련해서는 식지 않는 냉철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2024년의 나에게 부탁하는 말

10 이미 성공했으니 기죽지 마라

세상에는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각자 뾰족하게 잘하는 것이 하나쯤 있어 보이는데, 저는 그런 게 없어 보입니다. 개발을 막 시작했던 2020년. 그때 제 목표이자 성공의 기준은 멋진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방의 작은 대학교에 다니며 학벌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는데, 회사로서 아쉬움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주변 사람들이 잘 아는 회사이고 업무 환경, 동료, 연봉 등의 요인이 복합되어 "만족스럽다"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저는 (자랑스럽게도) 아래 3개의 항목을 모두 만족합니다.

 

1. 취업을 했다. 금전적 독립에 성공했다.

2. 언제나 나를 응원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

3.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두근두근 C언어 수업" 책을 늘 오른손에 들고 다니던 2020년의 저에게 지금 모습을 보여주고 싶네요.

"성공했네!"

 

11 커피챗 자주 해라

한 달에 한 명 이상 커피챗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학교 선배, 회사 동료, 지인, 지인의 지인,... 등 다양한 직군의 다양한 사람과 얘기하다 보면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되고, 신선한 자극이 되어 저에게 다가옵니다. 2023년의 혼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지인과 얘기를 많이 나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커피챗을 하고 싶으시면 jinseong.dev@gmail.com으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

 

12 책, 강의 미루지 말고 끝까지 다 봐라

관심 있는 기술이라 사놓은 책, 강의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장 필요한 몇 장만 보고 책장으로 들어가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습니다.

 

한 달에 책 한 권을 읽거나 강의 하나를 완강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책을 읽었다면 블로그에 독후감을 남기는 것까지 해보려 합니다.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노력해 보겠습니다.

 

13 커뮤니케이션 잘하고 싶다며? 기본부터 잘 지켜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 정말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 방법이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이를 원칙화 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상황과 경험에 빗대어 7가지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1. 인사 잘하자
  2. 말할 땐 간결하고 불필요한 미사여구를 빼고 온전한 문장으로 말하자
  3. 적당히 큰 목소리와 또렷한 발음으로 말하자
  4. 낯 간지러운 말도 가끔 하자
  5. 당돌하게 먼저 다가가자
  6. 글을 많이 쓰자
  7. (칭찬과 피드백)

"저 정도는 기본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저를 스스로 평가해 봤을 때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저런 원칙들이 도출됐고, 원칙을 지켰더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이 글에서 공유하고 싶지만 범위를 벗어나는 글인 것 같습니다. 조만간 관련된 새로운 글을 발행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최근에 본 영상 추천: https://youtu.be/GZ7NgWaHQa4

세콰이어 캐피탈의 더그 리오니(Doug Leone)의 말하기 방식에 영감을 받았습니다.

 

14 루틴을 무엇보다 철저히 지켜라

평일 : 아침운동, 출근, 퇴근 후 영어 공부 및 자기 계발.

주말 : 영어 공부 및 자기 계발, 산책하기, 여행 가기.

 

특히 영어 공부와 운동은 절대 게을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24년이 시작된 지 일주일 가량 지났는데, 박스(크로스핏 체육관)가 문을 열지 않는 날을 제외하곤 거의 매일 운동하고 있습니다. 영어도 거의 매일 스픽 앱을 활용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언어의 한계가 곧 사고의 한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발을 하거나 영어권 나라로 여행을 가는 등 언어에서 오는 한계를 뛰어넘고 싶습니다.

 

15 해외여행 다녀와라

해외여행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경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날씨 좋은 가을에 미국 여행을 다녀오려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 문화, 음식을 접하는 것은 평생 잊지 못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 재밌겠다!

 

16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욱 충실해라

부모님은 언제나 저를 걱정하고 챙겨주시지만,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을 미루지 말고 안부 전화라도 매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나를 친구, 연인, 지인, 형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더욱 자주 표현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7 지출 관리 잘해라

연말 정산 때 홈택스에 들어가면 1년 간 결제 금액을 볼 수 있는데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매일 지출을 따로 기록하고 회고하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7일째 유지 중) 올해는 더욱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한 해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잡담

 

18 개발 고수 코스프레

면도날 배송이 오래 걸린 문제로 4일 정도 면도를 하지 않은 적이 있는데, 수염이 잘 어울린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수염을 길러봤습니다! (11월 초 ~ 12월 초)

제가 보기엔 적당히 잘 어울리는 것 같으나, 개발 실력에 비례하지 않는 모습이 부담스러워 약 한 달 만에 깔끔하게 면도했습니다.

 

수염을 길러보니 알게 된 것들이 있습니다.

 

  1. 마스크 쓸 때 턱에 걸치는 느낌이 아니라 수염 위에 얹은 느낌이 난다.
  2. 면도기를 쓸 일이 없다. 바리깡으로 면도했다.
  3. 정리하지 않으면 굉장히 지저분해 보인다.
  4. 특정 부분에만 안 나면 꽤 스트레스다.

아무튼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 몇 년간은 기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19 이 글이 진정한 회고일까?

어디선가 "연말 회고는 진정한 회고가 아니라 PR 목적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진정한 회고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글을 쓰는 데 1개월 조금 더 걸렸습니다. 글 양에 비해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정제해서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추상적인 생각들이 글로 옮겨지며 확고해졌고, 불필요한 생각들은 정리됐습니다. 이만하면 스스로에게 충분한 가치를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Q: 이 글은 진정한 회고인가요?

A: 그렇습니다.

 

최근에 올라온 이규원 님의 글을 읽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https://www.linkedin.com/feed/update/urn:li:activity:7146889368345935872/

 

20 피드백 구걸 예정

피드백 주세요...

 

아주 부끄럽지만 저는 이 글을 주변에 공유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글을 읽고 드는 생각이나 좋은 점, 나쁜 점을 알려 주시면 적극적으로 개선토록 하겠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똥글이네요..)

 


 

21 맺음말

https://www.facebook.com/105242198036701/posts/174482127779374/

 

겨울바람이 아무리 매서워도, 햇살의 포근함을 감출 순 없는 법입니다... ^___^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4년은 목표한 바 반드시 이루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의 전체적인 흐름은 박가영 님의 [29살, 그리고 29가지의 깨달음]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